신화 파괴의 미학: 영화는 어떻게 '전쟁은 지옥'이라는 명제를 증명하는가
프로파간다를 넘어, 스크린에 새겨진 반전의 문법수많은 영화가 전쟁을 다루지만, 모든 전쟁 영화가 반전(反戰) 영화인 것은 아니다. 전투의 비극과 병사의 희생을 그리면서도, 그 죽음을 숭고한 것, 명예로운 것으로 포장하며 은연중에 전쟁의 폭력성을 미화하는 영화는 오히려 가장 교묘한 형태의 프로파간다로 기능할 수 있다. 진정한 의미의 반전 영화는 이러한 기만적인 신화와의 투쟁을 그 본질로 삼는다. 즉, '전쟁은 지옥'이라는 명제를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단순히 참혹한 장면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전쟁을 지탱하는 핵심적인 기둥들, 예컨대 영웅주의, 낭만, 애국심, 그리고 명분이라는 허상을 의도적으로, 그리고 전략적으로 파괴하는 서사적 구조를 취한다. 이러한 영화들은 관객에게 감상적인 눈물을 요구하는 대신, 전..
2025. 6.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