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셀로 데이터를 정리하다 보면 소수점 자리는 싹둑 잘라버리고, 깔끔하게 '정수(Integer)'만 남겨야 할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 수를 세는데 '3.5명'이 될 수는 없으니까요. 또는 원 단위 절사(10원 단위 버림)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죠.
이때 많은 분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함수가 바로 INT 함수입니다. 그리고 조금 더 공부하신 분들은 TRUNC 함수를 떠올립니다. 그런데 여기서 아주 중요한 질문이 생깁니다.
"둘 다 소수점을 버리는 함수 아닌가요? 아무거나 쓰면 되는 거 아닌가요?"
정답은 "절대 아닙니다"입니다. 양수일 때는 친구처럼 똑같이 굴지만, 음수(마이너스)를 만나는 순간 두 함수는 완전히 다른 얼굴을 드러냅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정산서나 재고표를 만들었다가는 나중에 숫자가 맞지 않는 대형 사고를 겪게 될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소수점 처리의 양대 산맥인 INT와 TRUNC의 결정적인 차이점과 실무에서는 언제 무엇을 써야 하는지 완벽하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 기초: 두 함수의 정의와 공통점
먼저 사전적 의미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두 함수 모두 기본적으로는 실수를 정수로 변환하는 역할을 합니다.
- INT 함수: 가장 가까운 정수로 내림(Round Down)합니다.
- TRUNC 함수: 소수점 이하를 무조건 버림(Truncate)합니다.
자, 엑셀에 숫자 5.9가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INT(5.9)👉 결과: 5=TRUNC(5.9)👉 결과: 5
보시다시피 양수(Plus)의 세계에서는 두 함수의 결과가 100% 일치합니다. 5.1이든 5.999든 상관없이 소수점을 떼고 그냥 5가 됩니다. 그래서 초보자분들은 "아, 그냥 둘 중 손에 익은 거 쓰면 되겠네"라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마이너스가 붙었을 때 시작됩니다.
2. 핵심: 음수(마이너스)를 만났을 때의 충격적인 차이
이 부분이 오늘 포스팅의 핵심입니다. 별표 다섯 개(★★★★★)를 쳐도 모자랍니다.
엑셀에서 -5.9라는 숫자를 처리해 보라고 시키면 어떻게 될까요?
| 원본 숫자 | 함수 | 결과값 | 해석 (Why?) |
|---|---|---|---|
| -5.9 | TRUNC | -5 | 단순히 .9만 잘라냄 (눈에 보이는 숫자만 남김) |
| INT | -6 | 더 작은 정수로 내림 (-5.9보다 -6이 더 작음) |
① INT 함수의 논리: "나는 무조건 작아질 거야"
INT는 수학적으로 '크지 않은 최대 정수(가우스 기호)'의 개념을 따릅니다. 즉, 수직선 상에서 무조건 왼쪽(더 작은 값)으로 이동합니다.
-5.9보다 더 작은 정수는 무엇일까요? -5일까요? 아닙니다. -5는 -5.9보다 큽니다(오른쪽에 있습니다). 그래서 INT는 -6이라는 결과를 내놓습니다.
② TRUNC 함수의 논리: "나는 꼬리만 자를 거야"
TRUNC는 수학적 크기 따위는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저 "소수점 뒤에 있는 찌꺼기를 삭제"하는 기능만 수행합니다. -5.9에서. 9를 지우개로 지우면 무엇이 남나요? 바로 -5입니다.
[이미지: 수직선 위에서 INT는 왼쪽(-6)으로, TRUNC는 0에 가까운 쪽(-5)으로 이동하는 그림]
▲ 이 그림 하나면 두 함수의 차이를 평생 잊지 않을 수 있습니다.
3. TRUNC 함수만의 강력한 무기: 자릿수 지정
INT 함수가 가진 또 하나의 약점은 "무조건 정수로만 만든다"는 것입니다.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 남기고 싶어도 INT는 무조건 다 없애버립니다.
반면, TRUNC 함수는 Num_digits(자릿수)라는 두 번째 옵션(인수)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5.12345라는 숫자가 있을 때,
=TRUNC(5.12345, 1)👉 5.1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만 남김)=TRUNC(5.12345, 2)👉 5.12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만 남김)=TRUNC(5.12345, -1)👉 0 (일의 자리 버림, 10단위 절사)
이 기능 때문에 환율 계산, 이자율 계산, 급여 명세서 작성(원 단위 절사) 등 정교한 작업이 필요할 때는 INT보다 TRUNC가 압도적으로 많이 쓰입니다.
4. 실무 상황별 추천: 무엇을 써야 할까?
이론을 알았으니, 이제 실제 업무에서 어떤 함수를 선택해야 할지 명확한 가이드를 드립니다.
✅ INT 함수를 써야 할 때
- 나이(만 나이) 계산: 생후 3년 11개월이어도 만 나이는 3살입니다. 무조건 아래로 내려야 하죠.
- 박스 포장 수량: 물건이 10.9개 있어도 온전한 박스는 10개만 만들 수 있습니다.
- 날짜/시간 분리: 엑셀에서 날짜+시간은
45321.75같은 소수로 저장됩니다. 여기서 시간(.75)을 버리고 날짜(45321)만 추출할 때 INT가 정석입니다.
✅ TRUNC 함수를 써야 할 때
- 단순 데이터 정리: 소수점 뒤가 지저분해서 그냥 잘라버리고 싶을 때.
- 음수 데이터 분석: 영하 5.9도인데, 그냥 '5도 대'로 분류하고 싶을 때 (-5가 나와야 함).
- 자릿수 지정 절사: "소수점 셋째 자리 이하 버림"이나 "십 원 단위 절사"처럼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있을 때.
5. 자주 하는 실수: "표시 형식"으로 눈가림하지 마세요!
많은 분들이 함수 쓰기가 귀찮아서 [셀 서식] - [자릿수 줄임] 버튼을 눌러 소수점을 안 보이게 만듭니다.
하지만 이것은 치명적인 실수입니다. 셀 서식은 눈에 보이는 껍데기만 바꿀 뿐, 실제 엑셀 내부의 값은 그대로 소수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 화면 표시: 10 (실제 값: 10.4)
- 화면 표시: 10 (실제 값: 10.4)
눈으로 볼 땐 10 + 10 = 20이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10.4 + 10.4 = 20.8이 되어 반올림 표시에 의해 21로 보이는 황당한 경우가 생깁니다.
"계산기가 고장 났나?" 싶을 때는 십중팔구 이 문제입니다. 정확한 계산을 위해서는 반드시 TRUNC나 INT 함수로 실제 데이터 값을 변환해주어야 합니다.
6. 마무리하며
오늘은 소수점을 다루는 두 형제, INT와 TRUNC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양수일 땐 사이좋은 형제지만, 음수일 땐 전혀 다른 길을 간다는 사실, 이제 확실히 이해하셨죠?
핵심 요약:
- 양수일 땐 결과가 같다.
- 음수일 때 INT는 더 작아지고(-6), TRUNC는 숫자만 남긴다(-5).
- 자릿수를 지정해서 자르고 싶다면 무조건 TRUNC를 써야 한다.
여러분의 업무 상황이 단순히 '크기'를 줄여야 하는지, 아니면 '모양'을 잘라내야 하는지를 판단해서 적절한 함수를 골라 쓰시길 바랍니다. 이 작은 차이가 여러분을 '엑셀 고수'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엑셀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통계 함수인 COUNT와 COUNTA의 차이점을 명쾌하게 비교해 드리겠습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공감과 댓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