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명단을 정리하거나 설문 조사 결과를 취합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마주치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중복된 데이터'입니다. 똑같은 이름이나 전화번호가 두 번, 세 번 들어가 있으면 데이터의 신뢰도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나중에 문자를 보내거나 통계를 낼 때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설마 이걸 눈으로 보면서 하나씩 지우고 계신가요?" 수백, 수천 행의 데이터에서 눈으로 중복을 찾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구글 스프레드시트(그리고 엑셀) 기능을 활용하면 이 지루한 작업을 단 3초 만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상황에 따라 골라 쓸 수 있는 중복 데이터 처리의 3가지 핵심 기술(삭제하기, 표시하기, 따로 추출하기)을 완벽하게 정리해 드립니다.

1.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중복 항목 삭제" 기능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강력한 기능입니다. 원본 데이터에서 중복된 행을 아예 '삭제'해버리고, 깔끔한 유니크(Unique) 값만 남기고 싶을 때 사용합니다.
📋 실행 단계 (Step-by-Step)
- 중복을 검사할 데이터 범위를 전체 드래그하여 선택합니다.
- 상단 메뉴에서 [데이터] > [데이터 정리] > [중복 항목 삭제]를 클릭합니다.
- 팝업창이 뜨면 '데이터에 헤더 행이 포함되어 있음'을 체크할지 결정합니다. (제목 줄은 지우면 안 되니까요!)
- [중복 항목 삭제] 버튼을 누르면 끝!
💡 [주의사항]
이 기능은 '영구 삭제'입니다. 실행하고 나면 중복된 데이터는 사라집니다. 만약 원본을 보존해야 한다면, 시트를 복사해 두거나 아래에서 소개할 3번 방법을 사용하세요.
2. 지우지는 말고 눈으로만 확인: "조건부 서식" 활용
"지우면 안 되는데, 어디가 중복인지는 알아야 해요." 이런 상황도 많습니다. 이럴 때는 중복된 값에만 빨간색 배경색을 칠해서 시각적으로 강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 COUNTIF 함수로 중복 색칠하기
조금 어려워 보일 수 있지만, 공식을 그대로 복사해서 쓰시면 됩니다.
- 데이터 범위를 선택합니다 (예: A열 전체).
- 상단 메뉴에서 [서식] > [조건부 서식]을 클릭합니다.
- '형식 규칙'에서 [맞춤 수식]을 선택합니다.
- 아래 수식을 입력합니다.
=COUNTIF(A:A, A1) > 1 - 서식 스타일(채우기 색상)을 빨간색이나 노란색으로 지정하고 [완료]를 누릅니다.
원리 설명: "A열 전체에서, A1 셀과 똑같은 내용이 1개보다 많다면(즉, 2개 이상이라면) 색을 칠해라"라는 뜻입니다. 이제 중복된 데이터들이 신호등처럼 눈에 확 들어올 것입니다.
3. 원본은 그대로, 결과만 따로 추출: "UNIQUE 함수"
이것이 바로 고수들의 방법입니다. 원본 데이터는 건드리지 않고, 옆에 새로운 공간에 중복이 제거된 깔끔한 명단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방법입니다.
🪄 마법의 함수 =UNIQUE()
빈 셀 아무 곳이나 클릭하고 아래와 같이 입력해 보세요.
수식: =UNIQUE(A2:A)
결과: A열에 있는 데이터 중 중복을 싹 제거한 고유한 값들만 촤라락 나열됩니다. 원본 데이터가 추가되거나 변경되면, 이 UNIQUE 목록도 실시간으로 자동 업데이트됩니다. 보고서를 만들 때 가장 추천하는 방식입니다.
마무리하며: 상황에 맞는 도구를 쓰세요
데이터 정리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상황에 맞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일회성 정리: [데이터] > [중복 항목 삭제] (가장 빠름)
- 눈으로 검토 필요: [조건부 서식] > [COUNTIF 함수] (시각적 확인)
- 원본 보존 및 자동화: [UNIQUE 함수] (가장 스마트함)
오늘 알려드린 3가지 방법만 기억하신다면, 앞으로 어떤 엉망인 데이터를 만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3초 만에 깔끔하게 정리하실 수 있을 겁니다.
혹시 데이터를 정리한 후에 다른 시트의 값을 불러와야 한다면? 지난 포스팅인 'VLOOKUP 함수 기초: 다른 시트 값 10초 만에 불러오는 법'을 참고해 주세요. 여러분의 퇴근 시간이 더 빨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