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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어페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지만 사랑은 남았다

by 디저트사커 2025.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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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어페어〉는 운명적인 사랑과 현실의 어긋남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감정의 무게를 그린 영화다. 이루어지지 못한 약속과 그 이후에도 꺼지지 않는 사랑의 잔향을 따라가 본다.

워렌 비티와 아네트 베닝이 요트를 타는 모습

운명은 만나게 하지만, 현실은 지키지 못하게 한다

1994년 개봉한 영화 〈러브 어페어 (Love Affair)〉는 운명적인 사랑이 반드시 이루어지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멜로드라마다. 리메이크 작품이지만, 워렌 비티와 아네트 베닝의 섬세한 연기와 시적인 전개는 이 작품만의 독특한 감성을 완성해 냈다.
마치 마주쳐야 할 사람이 결국에는 마주치게 된 것처럼, 주인공 마이크와 테리는 비행기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다. 각자 약혼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서로에게 빠져든다. 운명처럼 시작된 관계는 점점 깊어지고, 결국 둘은 3개월 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꼭대기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다.
하지만 약속의 날, 테리는 오지 않는다. 그 이후로 두 사람은 다시 만나지 못한다. 관객은 왜 테리가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못했는지 알게 되지만, 마이크는 오랫동안 오해와 슬픔 속에서 그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살아간다.
〈러브 어페어〉는 바로 이 '어긋남'이 주는 감정의 충격을 섬세하게 다룬다. 그리고 이루어질 수 없었던 사랑이 어떤 식으로 한 사람의 삶에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용히 보여준다.

 

이루어지지 못한 약속, 그러나 사라지지 않는 감정

마이크는 인기 있는 스포츠 해설가이자 다정한 남성이다. 테리는 가수로서 독립적인 삶을 살고 있으며, 어느 날 그들은 하와이에서 뉴욕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우연히 옆자리에 앉게 된다. 대화는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두 사람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낀다.
비행기 사고로 인해 경유하게 된 작은 섬에서, 마이크는 테리를 자신의 이모집으로 데려간다. 자연 속에서의 평화로운 나날은 그들의 감정을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각자 약혼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둘은 서로에게 진심이 되어간다.
그들은 3개월 뒤 각자의 삶을 정리하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만나기로 약속한다. 그러나 운명은 그 약속을 지켜주지 않는다. 테리는 사고로 인해 하반신 마비를 입고, 약속 장소에 가지 못한다. 자신을 안쓰럽게 바라볼 마이크의 시선을 감당할 수 없어 테리는 침묵을 택한다.
마이크는 테리가 자신을 버렸다고 오해하며 상처받는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그는 테리의 집에 들렀다가, 그녀가 타고 있는 휠체어를 보고 모든 사실을 깨닫는다. 이 순간, 관객은 이루어지지 못한 약속이 단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운명의 장난이었다는 사실에 슬퍼진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남기는 것

〈러브 어페어〉는 단순히 슬픈 사랑 이야기를 넘어,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도 사랑은 여전히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테리는 마이크를 떠난 것이 아니라, 오지 못한 것이다. 마이크는 그것을 이해하고 다시 그녀에게 다가간다.
이 영화의 핵심은, 사랑은 타이밍이나 상황보다 더 깊은 차원에서 존재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형태로 삶 속에 남아 있을 수 있다. 우리는 사랑을 완성하려 애쓰지만, 때로는 불완전한 기억 속에서 그 감정이 더 오랫동안 빛날 수 있다.
〈러브 어페어〉는 이루어질 수 없었던 사랑을 원망하거나 낭만화하지 않는다. 대신, 그 사랑이 남긴 따뜻함과 슬픔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것이 진짜 감정임을 관객에게 조용히 이야기한다.

결국, 삶은 예측할 수 없고, 사랑은 완성되지 않아도 아름다울 수 있다. 이 영화가 남기는 가장 큰 울림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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